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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사상 최고 인기 클래스는?
작성자 : 관리자
2018-03-09
로리 산토스 교수가 ‘심리학과 좋은 삶’ 클래스에서 강의하고 있다.
 
▶ 1,200명 등록한 ‘심리학과 좋은 삶’, 공부·시험·취업 등 심한 스트레스
▶ 긍정적 마음으로 행복 추구 반영


지난 1월12일 등록이 시작된 예일 대학의 심리학 강의(Psychology and Good Life)는 며칠만에 약300명이 등록했다. 그리고 3일도 안 되서 숫자는 두배 이상 늘어났고, 다시 3일이 더 지나자 약1,200명이 등록했다. 이는 예일 학부생의 거의 4분의 1에 이르는 숫자다.

심리학과 교수 로리 산토스(42)가 주 2회 강의하는 이 코스는 학생들에게 보다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는법을 가르치는 클래스다.

학생들이 이 클래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고등학교 시절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예일 같은 명문대학의 입학을 위해 학생들은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정신건강에 위기라 할만큼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산토스 박사의 추론이다. 예일대학 카운슬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학부생의 절반 이상이 재학 중 정신건강 치료를 받았다.

이 코스를 택한 알라나 메이네즈(19)는 “실제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불행하며, 무감각하다”고 말하고 “이런 수업에 큰 관심이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학생들이 공부와 시험, 다음 성취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는 일에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닥터 산토스는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변화를 원한다. 좀더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캠퍼스의 문화를 바꾸고 싶어한다. 예일대 학생 4명 중 1명이 등록했음을 생각하면 학생들은 실제로 학교 문화에 변화의 씨앗을 심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일의 행정 디렉터인 심리학과 학부장 안우경 박사는 학생들이 오랫동안 긍정적인 심리학 강의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클래스 등록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렇게까지 엄청난 숫자로 불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1,182명의 학부생이 등록돼있는 ‘심리학과 좋은 삶’은 예일의 316년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코스가 되었다. 그전까지의 기록은 1992년의 ‘심리학과 법’으로 1,050명이 등록했다. 예일에서 가장 큰 강의는 보통 600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규모의 강의를 제공하려면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부터 24명의 조교를 채용하는 일까지 어려움이 많다. 심리학과만으로는 조교의 숫자가 부족해서 공중보건 학과와 로스쿨 같은 곳에서 스태프를 조달해야 했다.

수많은 학부생이 이 한개의 강의에 등록한 탓에 예일의 수백개의 다른 수업, 특히 닥터 산토스의 강의와 상충되는 클래스에는 등록이 현저히 감소했다.

수업은 학기 초기에는 바텔 채플(844석)에서의 강의와 이를 생중계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1~2개의 작은 강당으로 분산돼 실시됐다. 그러나 몇 주 후에는 전체 수강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울지 홀(Woolsy Hall)로 강의실이 옮겨졌다. 이 홀은 보통 오케스트라 공연과 같은 대형 행사의 장소로 사용되는 곳이다.


1,200명이 등록한 과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4명의 티칭 조교를 비롯한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하다.
 
이 클래스는 긍정적인 심리학과 행동 변화, 또는 실생활에서 그러한 교훈에 따라 살아가는 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퀴즈 시험을 보고 중간고사를 마쳐야하며, 파이널 평가로는 산토스 박사가 “너 자신을 해킹하라”(Hack Yo‘Self Project)고 부르는 ‘자기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이 클래스에 몰린 또 다른 이유는 크게 힘들지 않은 편안한 강의라는 생각 때문이다.친구 여러 명과 함께 수강하는 라일리 리치몬드(22)는 “입소문을 듣고 알게 된 코스인데 프레셔가 적어서 좋다”면서 “거기다가 스트레스가덜한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일석이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입생 샬롯 에머슨(18)은 클래스 사이즈가 너무 커서 성적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산토스 박사는 주 단위 과제로 내주는 ‘친절하게 행동하기’나 ‘새로운 사회적 관계 맺기’와 같은 숙제를 학생들이 실제로 완료하는지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닥터 산토스는 “학생들이 학점에 대한 불안 없이 친구들과 강의를 들으면서 긍정적인 프레셔를 받아 더 열심히공부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예일 학부생들은 종종 높은 성적, 좋은 인턴십, 월급 많은 직장 등의 요인을 인생의 만족도와 연결시키고 있지만 그런 것으로 행복도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녀는 자신의 강의가 ‘예일에서 가장 어려운 클래스’라고 단언한다. 수강학생이 삶에서 진짜 습관의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매일 자기 자신에게 책임지는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원래 대학에서 긍정 심리학 코스는 학생들이 몰려드는 과목이다. 하버드에서도 2006년 파지티브 사이콜로지(Positive Psychology)라는 제목의 강의를 열었을 때 약 900명이 등록한 바 있다. 닥터 산토스는 하버드의 2006년 강의와 그녀의강의는 다르다면서 자신은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닥터 산토스의 이 강의는 다시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심리학과의 닥터 안은 “대형 클래스는 가끔씩 열리면 좋지만, 이로 인해 강의실이 비게 되는 다른 클래스들에는 공정하지 않다”고 말하고 게다가 이런 클래스를 매년 제공할 인적물적 자원을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출처_NY Times]